시장과 고객이 반응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기업과 제공 기업 관점)
?PwC컨설팅 / 김영국 박사
2009년 아이폰3의 등장 이후 10년이 지났다. 이전까지 삼성이 독주해 온 모바일 시장에 제동을 건 계기가 아이폰3의 등장이다.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이 일반 대중 모두에게 익숙해진 시점일 것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일상은 물론이고 기업 업무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었다. 10년 전 이 작은 변화가 만든 지금의 모빌리티mobility 사회는 넘쳐나는 데이터와 신기술, 신사업을 불러 왔다. 2000년 인터넷과 포탈의 등장과 함께 나타난 벤처 열풍이 20년 지난 지금 스타트업 열풍으로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 만든 10년, 스마트폰이 만든 10년, 그리고 지금 다시 플랫폼 비즈니스가 만들어 가는 10년을 그려 봐야 한다면 한 번쯤 시장을 성장시키고, 고객이 열광했던 서비스와 기술이 무엇이었는지를 되짚어 우리 회사와 우리 비즈니스에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
스티브 잡스는 “고객 경험에서 출발해 기술로 되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하였다¹. 그가 애플로 돌아온 후 시작한 “Simple is Best" 전략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지금도 아이폰이 하나의 버튼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투입된 기술적 노력과 고객의 사용 행동에 대한 이해를 고려한다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우리 기업이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는 시장과 고객을 얼마나 이해하고 개발되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회사의 서비스를 IaaS, PaaS, AaaS, SaaS로 구분하여 제공하고 있지는 않은가? 투자된 시간과 비용, 직원들의 노력이 아깝고, 시장을 잠재울 뛰어난 기술이기에 웹사이트 상에 복잡한 기술 용어와 아키텍처, 모델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수없이 고객 지향, 고객 중심을 외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공급자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멤버십 이코노미》의 저자 로비 캘런 백스터 박사는 혁신을 추진할 때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기업은 무작정 덤벼드는 기업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둔다고 했다. 고객의 여정Customer Journey을 인입-정보수집-의사결정-구매-사용-공유라는 단계별로 정의한다. 처음 인입의 단계부터 가장 가능성이 큰 잠재 고객과 그들의 니즈/요구사항을 파악한 다음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투자하고, 각 단계별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맞춰 기술과 서비스를 구체화 및 개선하여 성과로 이어 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이러한 접근법을 따르지 않으며, 대부분 혁신에 대한 의욕으로 제대로 조준하지 않은 총을 쏘는 식으로 접근하게 된다. 백스터 박사는 이를 ‘꿈의 구장의 스티브 잡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대중들이 아이폰과 테블릿PC를 원한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로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시장의 피드백 없이 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했다. 하지만, 실제 이러한 도전은 99퍼센트 실패로 끝난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성공했다고 해서 누구나 그의 방식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².
빌려 쓰는 시대, 넘쳐나는 기술
다시 한 번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라면 한 번씩 겪었을 일이 있다. 고객이 B2C이든 B2B이든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왜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하나요?”, “무엇이 좋아지나요?”일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는 모든 자산과 자원을 내부화 하여 직접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한국 기업 특성 상 쉽게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기술 이름조차 “뜬 구름 같은”클라우드이기에 의사결정자에게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도입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기에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이 시장이 인터넷-스마트폰, 그리고 클라우드 기술을 필두로 넷플릭스Netflix 같은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모델,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같은 공유경제 모델, 쇼핑몰, 카카오, 알리바바, 위챗과 같은 생활 플랫폼까지 이어졌다. 이제 3가지 기술은 물과 공기와 같은 필수 기술이 되어 버렸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공기업과 클라우드 기술 개발 기업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회의 신호탄을 확인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클라우드 기반 사업 모델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어떻게 시장과 고객에게 다가가야 할까? 그 답은 앞서 두 질문에 대한 고객 관점의 고민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고객이 클라우드 서비스와 그 기반 서비스에 요구하는 바는 업무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 TOC(총운영비용, Total Operation Cost)를 정말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답은 모두 하나의 고객만으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서비스를 제공 받는 고객 모두 채울 수 없다. 클라우드 특성 상 적정 규모의 사용자가 발생하고, 그 사용자로부터 발생한 수익으로 재투자하여 서비스를 진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숙제이다. 이와 같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클라우드 기업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기술 투자와 규모 확대, 고객 대응 중 어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인지.
클라우드 서비스 차별화는 고객의 이해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성장의 선순환 구조는 '고객‘에서부터 시작한다. 과거 e-Bay(한국의 옥션 쇼핑몰)는 미국 커머스 시장의 1위를 달리며, 추가적인 대고객 서비스의 발굴을 고민하다 화상채팅의 강자였던 스카이프Skype를 인수하게 된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만들어낸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성공을 맛본 이베이는 사람들의 구매행동을 다시 한 번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하게 된다. 즉, 전화주문과 홈쇼핑의 중간 모델로서 화상채팅을 통해서 고객이 상품에 대해 문의하고, 구매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였다. 실제로 당시 고객은 누군가와 화상으로 대면하며 물건을 찾고, 구매하는 니즈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e-Bay는 스카이프를 마이스크로소프트MS에 매각하게 된다.² 물론 시장과 고객에 대한 반응과 결과는 답을 알 수 없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스티브 잡스처럼 누구도 알지 못했던 니즈를 새롭게 창조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서비스는 당시 시대의 문화와 환경에는 맞지 않아 몇 년 후 다시 꽃 피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든, 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든 그 시작은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부터이다.
시장과 고객 중심 클라우드 서비스
최근 시장과 고객 중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투자가와 사업가들이 바이블처럼 외치고 있다. 구글의 스프린트Sprint 방식이나 스타트업의 린스타트업LeanStartup 모델이 모두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는 그 구조의 특성상 고객과 기술이라는 양면성을 무시할 수 없다. 서비스의 시작은 시장과 고객이며, 이를 위해 시장과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적 완성 또한 상당히 높은 비즈니스 영역이다. 《세일즈포스, 디지털혁신의 판을 뒤집다》에서는 세일즈포스의 혁신과 성장 사례를 들어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에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술적 요건은 1) 비즈니스 요구에 빠른 변환이 가능해야 한다. 2) 기술이 지속적으로 최신성을 유지하고 보안성을 갖추어야 한다. 3) 효율적 비용 (전통적 IT투자 대비)이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세일즈포스가 어떻게 시장에 접근하였는지를 살펴보자. 1999년 오라클의 영업을 담당한 마크베니오프Marc Benioff는 자신과 같은 영업사원들이 누구나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고객관리프로그램을 만들고자 세일즈포스를 만들어 독립하게 된다. 그는 당시 모든 기업이 사용하던 패키지 구매 방식이 아닌, 애초 처음부터 SaaS형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다. 기술과 서비스의 전환도 획기적이었지만, 그의 영업 방식 또한 공격적이고 독특하다. 오라클, MS, SAP 등 쟁쟁한 글로벌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 3명의 창업자가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형국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베니오프는 영업적 접근도 다르게 시도한다. 세일즈포스닷컴을 기업과 대규모 계약이 아닌, 본인과 같은 영업직원과 개별 계약 위주로 진행한다. 그리고 1인 기업, 작은 기업 등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나씩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게 된다. 개인 고객이 어느 정도 증가하자 세일즈포스닷컴은 다음 단계로 본격적인 기업 고객 유치 전략을 펼치게 된다. 결국 오늘날 세일즈포스는 글로벌 15만 기업이 사용하는 고객 중심 SaaS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개인, 중소기업부터 중견, 대기업, 글로벌 기업까지 사용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완성하게 된다.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진정 그 시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의 3번째 CEO인 사티나 나델라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MS의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전통적인 PC기업, 윈도 운영체제 중심 기업을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의 첫 과제였다. 클라우드 기반의 온라인 사업으로 MS가 확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전사 직원과의 공유를 통해 거대 공룡 MS의 조직문화와 기술 및 서비스 제공 체계 전면을 개편하게 된다. 나델라의 검색엔진 ‘빙Bing'에 대한 혁신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변화 부분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 분산형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재이해로, 클라우드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MS의 서비스가 작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다시 점검 하게 된다. 두 번째는 사용자용 제품에 대한 집중으로,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 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행동과 반응을 수집하여 MS제품의 전반을 수정한다. 세 번째는 양면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고객이 접속한 온라인 세상과 사업자(광고주)가 속한 세상을 다시 정의하고, 양측에 똑같이 전달할 가치와 경험을 설계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3가지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고, 직접 모니터링 하기 위하여 응용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게 된다.⁴ 이와 같이, 거대한 글로벌 기업의 CEO들도 오늘날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크게 시작한 것은 아니다. 세일즈포스의 베니오프는 영업직원 한 명 한 명을 시작으로 지금의 고객 중심 통합 플랫폼을 완성하였으며, MS의 나델라는 침체되어 죽어가는 공룡 조직에 다시 생명을 불어 넣기 위해 원점해서 돌아가게 된다(Hit Refresh). 분명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기업의 역량을 전환하는 것은 클라우드 기업에게 어려운 숙제이다. 하지만 사용자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투자한 노력과 시간, 비용에 매몰되어 자꾸 공급자 마인드로 시장과 고객을 보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 바이난트 용건, 《온라인쇼핑의 종말》, 지식노마드
- 로비 켈먼 백스터, 《멤버십 이코노미》, RHK
- 김영국, 김평호, 김지민, 《세일즈포스, 디지털혁신의 판을 뒤집다》, 베가북스
- 사티아 나델라, 《히트 리프레시》, 흐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