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규 아가도스 대표
보편적 클라우드 컴퓨팅이 화제가 되고 IaaS산업을 기반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경부터지만, 필자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관련된 Cloud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s)기업을 벤치마킹 하고, 직원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것이 2004년이었으니, 글로벌 시장에서의 클라우드 SaaS모델 등장은 벌써 13년이 흐른 셈이다. 그 동안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기업이 SaaS애플리케이션을 기반한 플랫폼 시장에서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돋움 했으며, SAP와 오라클 같은 전통적 애플리케이션 패키지 기업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진화 중에 있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화두 역시 최근 2-3년 동안 ‘SaaS’였다. 하지만 ‘IaaS’기반 사업자들이 주도해 온 클라우드 산업 영향 때문인지, 애플리케이션 기업 역시 Cloud 마케팅에 단순 편승하고 있으며, 심한 ‘용어 워싱’ 현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컬럼을 통해 국내 ‘SaaS 워싱’에 대한 원인과 글로벌 SaaS 애플리케이션 전문 기업과의 차이를 살펴보고, 향후 국내 Application 산업의 SaaS 발전을 위한 대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요건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다.
SaaS에 대한 국내 인식 수준은 ASP 모델 수준
최근 필자가 참석한 국내 클라우드 컨퍼런스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은 커스터마이징을 빈번하게 수용했던 SI 시스템과 달리, 커스터마이징 없이 사용자가 사용만 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발제자의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국내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과거 ASP 서비스 모델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글로벌 SaaS 애플리케이션 지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적용 기술을 비교해 보면, 국내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이 할 수 있는 “나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에 SaaS 용어를 워싱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SaaS 용어를 세상에 등장시킨 기업의 핵심 역량은?
"무언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 게 뭔지 알아내야 돼"
- 영화 “Demolition” 중 나오미 왓츠의 대사 중에서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은 CRM 솔루션을 중심으로 기업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회사 창립 15년 만에 매출 4조 이상(2013년 기준)을 달성한 기업이다. 201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60조원을 제시하며 인수하고자 했으나 인수합병에 실패할 정도로 거대한 힘을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었다.
세일즈포스닷컴을 참조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 중 첫째가, 세계 최초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클라우드 SaaS 형태로 제공하며, ‘Cloud’와 ‘SaaS’라는 용어를 이 땅에 등장시킨 기업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세일즈포스닷컴 출신이 창업한 기업들이 또 다른 SaaS 의 역사를 계속 써 가며 시장을 지배한다는 점이다. ITSM(IT 서비스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SaaS 서비스를 하는 ‘ServiceNow(서비스나우)’ 라는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들의 특징은 각기 독창적이고 자동화된 RPA(Robotic Process Application)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고, 이 플랫폼 기술을 도구(Tool)화한 커스터마이징 수단을 보편적 개발 플랫폼과 함께 제공함으로써, 붙박이 서비스인 ASP 서비스 모델과 비교되는 COA(Customer Optimized Application: 고객 최적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의 경우 Visual.com, force.com 그리고 Heroku.com이 수단 제공의 대표적 플랫폼이다(그림1 참조).

[그림 1] 세일즈포스 SaaS 모델
아래는 RPA 기술을 이용해 앱 서비스 업무 기능을 재설정 하는 사례다(그림2 참조).

[그림 2] 업무 기능 프로세스 재설정(세일즈포스 사례)
사용자 필드 추가 등의 고객최적화에 코딩 대응이 아닌 재설정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데(그림3 참조), 이런 애플리케이션 재설정 기능은 SDA(Software-Defined Application: 소프트웨어 정의 애플리케이션) 기술 개념을 구체화한 기술을 적용했다.

[그림 3] 사용자 추가 데이터 필드 재설정(세일즈포스)
이런 독창적인 자동화 플랫폼 제공뿐 아니라, 앱의 중추서비스가 되는 업무 처리 기능(고객, 영업 관리 프로세스 등)을 활용해 Java Code 등을 통해 확장해 나가거나 독창적인 모듈을 추가할 수도 있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까지 제공함으로써, Application의 COA 요건을 완벽히 충족하고 있다.
각 기업의 파트너사는 이런 COA 수단을 활용해, 중추 업무 처리 앱 서비스 자체를 수정하거나 다양한 확장 기능 추가를 통해 별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또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수단 제공이 Online App Market Place(온라인 앱 장터)를 만들어내며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 달에 수백 개의 애플리케이션들이 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앱 장터 (AppExchange 등)에 등재되고 있다. ‘서비스나우’ 역시 ‘세일즈포스닷컴’과 똑같은 행보를 진행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것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선두 주자들이 세계 시장을 확대하고 지배하는 ‘SaaS 성공공식’이며, ASP 모델 위주의 국내 앱 온라인 장터와의 현격한 차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와 Cloud SaaS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본질적 키워드 ‘초스피드’, ‘초연결’,
그리고 지능적 ‘초자동화’
SaaS는 클라우드 시대의 최종 종착역이면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 수단이 된다. IT 도입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과거의 애플리케이션 ‘제작-배포-변경-배포’의 긴 사이클과 사용자 환경과 요구 변화에 즉시 대응하지 못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되는 ‘초스피드를 통한 초연결성’을 제시할 수 없다.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사업 형태의 Transformation(형질 변화)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클라우드 SaaS 애플리케이션의 필수 기술 요건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4차 산업혁명시대, SaaS 애플리케이션의 필수 기술 요건
국내 애플리케이션 산업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위한 형질 변화(Transformation) 요구에 직면해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인해 산업 지형이 바뀌고, 앱 창작과 소비 패턴이 바뀌고, 이것으로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는 파괴력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초스피드’는 참여자의 자격 제한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의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과거 전문가 집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문지식은 좀 떨어져도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직접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제공되는 모델은 이미 여러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을 통해 제시되고 있다.
SaaS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제공자가 여러 사용자, 즉 ‘1vsN’의 서비스를 개인화/고객화해 실현 가능해야 ASP모델과 차별화됨을 이미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의 요구사항인 ‘초자동화’와 접목될 수밖에 없는 사업 모델이다. ‘노동집약적 애플리케이션 구축 모델’로는 경쟁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는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기술이 접목되어, SDA(Software-Defined Application)의 형태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을 수 있어야만 SaaS라는 용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할 자격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수단을 통해 제작된 COA(Customer Optimized Application) 형태로 애플리케이션을 우선 제작하고, 이를 각 테넌트별로 최적화해 사용 가능한 수단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 공식이다.
전통적인 정보시스템 개발처럼 애플리케이션의 처리 기능이 프로그램 코드로 매번 1:1로 구현되지 않고, 미리 데이터화된 비즈니스 로직을 가져다 재정의해 사용하는 패턴으로 변화되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데이터 자본주의’를 대비할 수도 있다.
프로그램 코드는 데이터로의 역할이 어렵지만, 데이터화된 애플리케이션 구성 요소들(화면, 데이터 처리 로직 등)은 자본의 힘을 갖게 되고, 향후 앱 ‘제작/운영/서비스’ 분야의 인공지능 적용 효과를 극대화 하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앱 서비스 업체들이나 공공에서도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다양하게 내어 놓으며 온라인 장터 활성화를 위한 사업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SaaS 성공공식을 구체화한 플랫폼이 없기 때문이다. 플랫폼이라 이름 부르고 있다고 해도 그 기능 적용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나올 수 있는 서비스 가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자생력 있는 생태계 구축이 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SaaS 애플리케이션 주도자들의 성공 공식에 따른 SaaS 구축, 그리고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스택을 제시한다면 다음 그림4와 같을 수 있다(CF 계열 PaaS와 RPA 기술들의 융합 사례).

[그림 4] 글로벌 SaaS 기업 성공 공식에 따른 구축 사례
SaaS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경험 없는 기업이나 단체들이 내놓은 클라우드 SaaS 전략과 로드맵에는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SaaS기업의 성공 공식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역량 범위 내에서 재화를 끌어낼 방도를 마케팅 할 뿐이다. 언제까지나 집안 잔치에만 머문다면,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될 것이고, 국내에서 SI식 정보시스템 개발만 열심히 할 때,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이 ‘완성품화’를 통해 글로벌시장을 제패한 쓰라린 경험을 ‘구름’ 위에서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SaaS 본질, 멀티테넌트(Multi-Tenant) 요건에 대한 이해, 충분한가?
애플리케이션이 ‘라이선스 서브스크립션’과 ‘임대형 클라우드 서비스’란 이유로 ‘SaaS’로 과포장 되는 원인은 단 한 가지를 간과하기 때문인데, 이 한 가지만 충족한다면 SaaS로서 부끄럽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애플리케이션 업무 처리 기능에 대한 멀티테넌트 요건 충족이 바로 ASP와 SaaS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기준이라는 뜻이다.
다음은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 상에서 서비스될 때, 클라우드 환경 Layer별로 멀티테넌트 기술 요소가 접목되어야 할 특징이다(그림5 참조).

[그림 5] Cloud Layer 별 SaaS 멀티테넌트 요건
현재 클라우드 정부부처와 관련 산업 연구회 등이 함께 발간한 클라우드 가이드라인 설명서를 검토해보면, ‘IaaS/PaaS Layer’의 멀티테넌트 충족 요건이 SaaS 멀티테넌트 요건의 전부인 듯 강조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질 요건들을 SaaS에도 언급한 것을, 정부부처와 관련 산업 연구회 등이 함께 발간한 클라우드 가이드라인 설명서를 통해 알 수 있다. 국내 클라우드 관련 사업자 대부분이 IaaS기반이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개념도 ASP 모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앞서 글로벌 SaaS 지배 기업을 통해 살펴본 성공 공식을 현실화하려면, 그림5에서 언급한 ‘Application 기능의 멀티테넌트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이것이 빠지면 ASP 용 Application이 된다는 의미다. 이제는 이런 논의가 클라우드 산업과 기술 관련 공개 컨퍼런스를 통해서도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더 이상 집안 잔치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거대하게 커지는 클라우드 앱 서비스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못한다고 클라우드 SaaS앱 제작 기술과 서비스 선진 모델에 대한 논의를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우리 SW 경쟁력을 스스로 망가트리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왜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서비스와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지 않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SaaS 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명확한 판별 기준도 적용해야 할 때다. SaaS 핵심 판별 기준이 빠진 점이 국가 R&D 과제 지원 대상 SaaS 프로젝트에서조차 진짜 SaaS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이제 ASP와 SaaS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때다. 골든 타임이 지나고 있다.
SaaS 본질을 흐리는 시장 메시지는 이제 그만
IaaS나 PaaS 산업계에서 강조하는 리소스 멀티테넌트와 오토스케일링 등의 리소스 유연성과 보안 등의 이슈는,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PaaS)의 제공 기능들을 활용해 서비스를 하게 되면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애플리케이션 Layer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만 하는 필수요건을 강조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자체의 Configurable 수단과 확장 수단을 제공해 테넌트별 변경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즉 "사용자가 고쳐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가요?" 라는 질문에 "Yes"라는 대답을 할 수 있고, 이런 수단 제공을 입증할 수 있어야 애플리케이션 SaaS 서비스라는 의미다.
만약 이 질문에 "Yes"라는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냥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일 뿐이고, 비즈니스 모델로는 ASP 모델일 뿐이라는 점을, 국내 클라우드 산업계에서 이정표로 삼아야 한다.
"여러분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을 클라우드 위에 얹으세요. 그러면 SaaS가 됩니다"라는 메시지만 시장에 준다면, 국내 SaaS 기술의 발전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제 SaaS의 필수 요건인 COA가 되기 위한 관련 기술에 투자해야만 한다. 글로벌 SW시장에서는 SDA/RPA기술 적용 시장이 점차 확대 중이고, 4차 산업혁명의 Key가 되는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이기 때문이다(SDA는 2015년, 이미 가트너 보고서를 통해 IT 핵심 10대 키워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도 관련 기술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나, 국내 관련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는 현실적 문제점도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계에서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전문 개발자 중심의 보편적 애플리케이션 개발 PaaS 전략, RPA/SDA 기술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기능 멀티테넌트 능력을 확대하는 ‘투 트랙 전략’과 이를 융합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